Gallery832 Story 004 | 왜 복층을 포기하지 않았는가
갤러리832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복층으로 계획하겠다고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의 계획은 보다 일반적인 도시형 주거 방식에 가까웠다. 기존의 방식에서 조금만 변화를 주어 제한된 면적 안에 필요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최대한 많은 세대를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계획이 진행되고 건축주와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한 가지 질문이 반복되었다.
이 공간은 정말 사람이 오래 머물고, 내가 살고 싶은 집이 될 수 있을까.
도심의 소형 주거는 편리하다. 직장과 가깝고 도시의 다양한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공간은 비슷한 한계와 프라이버시 침해의 논란을 안고 있다.
수평으로만 늘어나는 평면, 경제성에 눌린 낮은 천장고, 창밖의 풍경과 충분히 관계 맺지 못하는 실내. 면적은 갖추고 있어도 공간의 여유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갤러리832는 그 한계를 넘어서는 방향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단순히 더 넓은 집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같은 면적 안에서도 전혀 다른 감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고민한 것이 수직적인 공간의 가능성이었다.
![]() |
| 초기 검토 스케치. 공간을 위로 열고, 비움과 채움의 관계를 통해 실내 환경과 생활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했다. |
복층은 면적을 두 배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복층은 공간에 높이를 만들고, 시선의 방향을 바꾸며, 생활의 장면을 여러 층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거실에서 위로 열린 천장을 바라보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아래의 공간과 바깥 풍경을 다시 마주하는 경험. 같은 집 안에서도 사람은 서로 다른 거리와 시선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낮은 천장 아래에서는 모든 생활이 하나의 평면 안에 놓인다. 반면 복층은 거실과 서재, 휴식과 일상, 혼자 있는 시간과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분리한다. 벽으로 완전히 나누지 않아도 공간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갖게 된다.
![]() |
| 계단과 상부층, 그리고 아래의 생활 공간이 하나의 시선 안에서 연결되는 갤러리832의 복층 세대. |
갤러리832의 복층은 화려한 장면을 만들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다.
도시의 높은 곳에서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제한된 면적 안에서도 답답하지 않은 일상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거실은 위로 열리고, 계단은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공간을 경험하는 장면이 되었다.
![]() |
| 갤러리832의 창은 실내를 넘어, 강남의 도시 풍경과 생활을 연결한다. |
복층은 일반적인 평면보다 더 많은 고민을 요구한다. 구조와 설비, 계단의 위치, 천장 높이, 수납, 분양성까지 모든 조건이 함께 맞아야 한다. 특히 “같은 면적이라면 한 층으로 더 많은 공간을 만드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은 계속 따라왔다.
하지만 처음 시공사와 미팅을 했을 때, 담당자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기존의 복층 오피스텔과는 공간의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바닥 면적을 위아래로 나눈 복층이 아니라, 거실과 현관, 계단과 테라스가 서로 열리며 하나의 공간감을 만드는 방식이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공간이 위로 열리는 방식에 대한 반응이 컸다. 복층이라는 형식보다,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개방감과 시선의 변화, 외부 풍경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게 읽혔다.
그 미팅은 건축주와 우리에게도 하나의 확신이 되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평면이 분양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실제 공간을 이해한 사람의 반응은 계획을 더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샘플하우스가 공개되었을 때, 그 확신은 더 분명해졌다.
“지금까지 없었던 오피스텔 평면이 나왔다”는 반응이 컸다. 사람들은 같은 면적인데도 훨씬 넓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면적표보다 먼저 공간의 높이와 열린 거실, 계단을 통해 이어지는 시선, 테라스와 만나는 생활의 장면을 보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쉽게 떠나지 않았다.
보통은 한 번 둘러본 뒤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기 마련인데, 샘플하우스에서는 한동안 거실에 머물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위와 아래의 공간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단순히 평면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의 생활을 상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우리는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기대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면적이 아니라, 같은 면적 안에서도 이전과는 다르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것을.
같은 면적 안에서 조금 더 많은 방을 만드는 것보다, 한 번 들어섰을 때 오래 기억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집을 기억하는 이유는 방의 개수만이 아니라, 높은 창으로 들어오던 빛과 열린 거실, 계단에서 바라보던 풍경 같은 순간들에 있기 때문이다.
샘플하우스에서 마주한 반응은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
| 높은 창과 계단, 그리고 도시의 풍경이 하나의 생활 장면으로 이어지는 갤러리832의 복층 공간. |
복층은 이 프로젝트의 특징이 아니라, 도시형 주거의 한계를 넘어가기 위해 선택한 공간의 방식이다. 같은 면적이라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삶의 밀도와 공간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갤러리832가 시작된 이유이기도 했다.
A Note from PNH
A duplex is not simply two levels joined by a stair. It can give a home a changing sense of height, light, distance, and movement, allowing everyday life to unfold across more than one view of the city. Keeping that possibility in Gallery832 required difficult decisions within the realities of planning and construction. The value of the space was measured not only by efficiency, but by the experience that greater height and an open connection between levels could make possible.





대화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