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001-광화문 광장#6] - 실현되지 않은 광장 :아이디어는 남아 있다
실현되지 않은 광장 :아이디어는 남아 있다
지금 다시 바라보는 광화문
2007년 광화문광장 아이디어 현상설계는 단순한 도시 디자인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서울의 중심축을 어떻게 다시 읽을 것인가,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현대 도시 구조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거대한 질문이었다.
당시 우리는 광장을 하나의 거대한 비움이나 상징적 조형물로 접근하기보다,
세종로 전체를 흐르는 도시의 구조와 기억의 흐름 속에서 읽고자 했다.
다행히 우리의 안은 아이디어 현상설계에서 5개 안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이후 프로젝트는 건설사와 설계사가 함께 참여하는 콘소시엄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는 두 개 팀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게 되었다.
우리의 안은 그 이후 단계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지금 다시 돌아보면 그것은 단순히 “실현되지 않은 안”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광장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
당시 우리가 고민했던 것은 단순한 광장의 형태가 아니었다.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했다.
광화문은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가
국가축과 시민축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자동차 중심 도시 속에서 보행의 흐름은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역사는 어떤 방식으로 도시 안에 남아야 하는가
그래서 초기 스케치들에는
flow, memory, spine, corridor, heart 같은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광장을 하나의 오브제로 만들기보다,
도시의 시간과 시민의 움직임이 겹쳐지는 흐름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흔적들이다.
지금의 광화문을 바라보며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과거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행 공간은 넓어졌고,
녹지와 역사축은 더욱 강조되었으며,
시민들의 활동 역시 더욱 다양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광화문은 완성된 공간이라기보다
계속 변화하고 질문을 던지는 장소에 가까워 보인다.
국가의 상징 공간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광장이고,
역사의 장소이면서 현대 서울의 거대한 교통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마 광화문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이 장소가 가진 본질인지도 모른다.
실현되지 않았지만 남아 있는 것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설계 과정은 사라진다.
특히 초기 아이디어와 스케치들은 결과물 뒤편으로 밀려나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이번 자료들을 다시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설계란 단순히 형태를 남기는 작업만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당시의 고민과 드로잉들은
우리가 서울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읽고 있었는지,
그리고 광화문이라는 장소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광화문과 세종로의 역사,
조선의 도시축과 근대 도시 구조,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시간의 층위를 이전보다 훨씬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작업은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기록으로 남겨두는 이유
비록 다른 방향의 광장이 만들어졌지만,
당시의 아이디어들은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는 하나의 정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각과 질문, 그리고 서로 다른 시선들이 겹쳐지며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기록은 단순히 과거의 프로젝트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2007년의 어느 시점에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광화문을 읽고 있었는지,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남겨두기 위한 기록에 가깝다.
시간은 흘렀지만,
당시의 질문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아마 그것이 광화문이라는 장소가 가진 가장 중요한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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