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003 | 생각 속 공간이 현실의 건축물이 되다

현상설계 당시의 그린 캐노피와 한국 항아리형 아트리움이 준공까지 지켜진 LH 인천지역본부 사옥의 설계와 시공 기록.
준공된 LH 인천지역본부 사옥과 생각 속 공간이 현실의 건축물이 되다라는 제목을 담은 Project Archive 003 커버

프로젝트명 : LH 인천지역본부 사옥  |  위치 : 인천  |  준공 : 2011년 9월

설계 : 원양건축  |  참여 범위 : 현상설계 및 기본계획

현상설계 당시의 투시도와 준공 후의 사진을 나란히 놓아보면 두 이미지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설계 과정에서는 수많은 조건과 판단에 따라 처음의 계획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현상설계에서 제안한 공간과 형태가 준공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자연을 건축 안으로 받아들이는 방법

LH 인천지역본부 사옥의 현상설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연을 건축 안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자연을 건물 주변의 조경으로만 두지 않고,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과정과 건물 안에서 이동하는 경험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 생각은 그린 캐노피와 중앙 아트리움이라는 두 개의 건축적 장치로 구체화되었다.

한국 항아리 형태의 중앙 아트리움과 외부에서 로비까지 이어지는 그린 캐노피를 제안한 LH 인천지역본부 사옥 현상설계 투시도
LH 인천지역본부 사옥 현상설계 투시도 | 이미지 제공: 원양건축

외부에서 로비까지 이어지는 그린 캐노피

외부에서 시작된 그린 캐노피는 내부 로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무의 기둥과 가지처럼 펼쳐지는 캐노피 안에는 계단을 설치해 저층부의 여러 공간을 연결했다. 캐노피는 비를 피하거나 그늘을 만드는 덮개에 머물지 않는다. 조경과 진입 공간, 계단과 로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으며 사람의 움직임을 건물 내부로 이끈다.

한국의 항아리를 닮은 아트리움

건물 중앙에는 한국 항아리를 닮은 유려한 곡선의 아트리움을 계획했다. 1층에서 시작된 아트리움은 최상층까지 이어지며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공간을 만든다. 직선적인 업무 공간 사이로 빛과 자연을 깊숙이 받아들이고, 서로 다른 층을 하나의 공간적 경험으로 연결한다.

그린 캐노피가 외부의 자연과 사람의 움직임을 수평으로 이어준다면, 아트리움은 빛과 공간을 수직으로 연결한다. 두 공간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지지만, 자연을 건축 안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하나의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유리 외피와 더블 스킨

건물의 주요 외장재로 유리를 사용하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것만큼 일사량과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일도 중요했다. 이를 위해 유리 외피에는 더블 스킨을 적용했다. 두 겹의 외피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인상을 유지하면서 강한 일사와 외부 기후가 실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유리는 건물의 이미지를 만드는 재료인 동시에 빛과 열을 조절하는 환경적 장치였다.

곡선의 아트리움을 현실로 만든 구조

이 개념을 실제 건축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아트리움 외부를 덮는 커튼월의 설치였다. 1층부터 최상층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유리면은 유리의 무게를 견디면서 바람을 비롯한 외부 환경에도 안전해야 했다.

준공 사진을 자세히 보면 커튼월을 지지하는 트러스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유려한 곡선의 아트리움 뒤에는 그 형태와 안전을 함께 성립시키기 위한 구조적 판단과 시공의 노력이 담겨 있다.

현상설계의 그린 캐노피와 한국 항아리 형태의 아트리움이 구현된 LH 인천지역본부 사옥 준공 전경
LH 인천지역본부 사옥 준공 전경, 2011년 9월 | 사진: 원양건축

처음의 생각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

현상설계의 주요 개념이 준공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를 실현하려는 발주처의 강한 의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처음의 생각을 지키는 일은 설계자의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발주처와 설계자, 시공에 참여한 여러 주체가 공간의 가치를 함께 이해하고 끝까지 지켜갈 때 비로소 현실의 건축으로 남을 수 있다.

현상설계 투시도와 준공 사진이 닮았다는 것은 단지 외형이 비슷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수평과 수직의 공간을 연결하고자 했던 처음의 생각이 수많은 현실적 조건을 통과한 뒤에도 살아 있다는 뜻이다.

생각 속에 있던 공간은 그렇게 현실의 건축물이 되었다.


A Note from PNH

How can an idea survive the distance between a competition drawing and a completed building? At the LH Incheon Regional Headquarters, the green canopy extends nature from the exterior into the lobby, while the atrium rises from the ground floor to the top in a fluid form inspired by a Korean ceramic jar. A double-skin glass façade responds to solar exposure and the external environment, and the atrium’s truss supports the weight and safety demands of its curtain wall. The completed building shows what becomes possible when the original spatial intention is protected through design, engineering, construction, and the client’s commi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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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Park Nohhyun. Recording the journey from thought to space. Architect 박노현. 생각이 공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