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ARCHIVE 003-01 | 도시에 자연 놓다
프로젝트명 : LH 인천지역본부 사옥 | 위치 : 인천 | 준공 : 2011년 9월
설계 : 원양건축 | 참여 범위 : 현상설계 및 기본계획
현상설계 당시, 택지개발지구의 공공청사를 도시와 자연을 잇는 하나의 풍경으로 계획했던 생각과 표현의 기록이다.
도시에 자연 놓다
계획해야 할 대지는 택지개발지구 안에 있었다. 도시를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기존 자연의 훼손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새로 만들어지는 도시 안에서 자연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받아들일 것인가. 이것이 설계의 출발점이었다.
대지의 왼쪽에는 상업지역이, 오른쪽에는 근린공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수인선 철도와 인접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있었다. 서로 다른 도시 조건과 환경적 한계가 한 대지에서 만나는 상황이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자연은 건물 옆에 놓이는 조경이 아니었다. 도시의 흐름을 연결하고, 사람을 모으며, 유해환경을 완충하고, 낮과 밤의 도시경관을 만드는 건축적 장치였다.
택지개발지구의 공공청사를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하나의 풍경으로 만들 수 있는가?
이를 네 가지 공간 개념으로 나누어 표현했다. Communityscape, Fluxscape, Soundscape, Lightscape이다.
Communityscape — 문화와 자연의 공존
Communityscape는 상업지역과 근린공원을 하나의 커뮤니티 동선으로 연결하려는 계획이다. 대지 양쪽의 서로 다른 도시 환경이 건물 때문에 단절되지 않고, 저층부와 광장, 외부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업무시설 내부만을 위한 닫힌 동선이 아니라 시민과 방문자, 근무자가 함께 지나고 머물 수 있는 흐름을 만들고자 했다. 문화와 자연이 공존한다는 생각은 프로그램의 배치보다 먼저 도시와 건물의 관계를 정하는 기준이 되었다.

Fluxscape — 일상 공간을 다양한 장면으로 치환하다
Fluxscape는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여러 활동이 가능한 장면으로 바꾸는 계획이다. 하나의 정면 출입구만 두기보다 다양한 진입 공간을 형성하고, 그 흐름이 중앙광장과 이벤트 공간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걷는 방향과 머무는 장소가 겹치면서 평범한 통과 공간이 만남과 행사가 가능한 장소로 바뀐다. 건물의 저층부는 고정된 한 가지 기능이 아니라 도시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될 수 있는 열린 무대가 된다.

Soundscape — 유해환경을 완충하는 공간
Soundscape는 철도와 도로의 소음, 오염 공기와 같은 유해환경으로부터 쾌적한 내부 환경을 만드는 계획이다. 업무공간과 이용 공간 사이에 완충 공간을 두어 외부 환경이 건물 안으로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했다.
이 완충 공간은 단순한 차단벽이 아니다. 자연과 건축, 외부와 내부 사이에서 소음과 공기를 걸러내며 근무자와 이용자가 보다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적 경계이다.

Lightscape — 낮과 밤의 도시경관
Lightscape는 건물이 시간에 따라 도시에서 어떻게 보일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다. 낮에는 유리와 외부 공간, 녹지가 겹쳐 보이고, 밤에는 내부의 활동과 빛이 외부로 드러나도록 했다.
멀리서 바라보는 원경, 광장을 지나는 보행자의 시점, 건물에 진입하는 순간이 서로 다르게 인식되도록 빛의 변화를 계획했다. 공공청사가 업무가 끝난 뒤 어두워지는 건물이 아니라 밤에도 도시의 한 장면을 만드는 장소가 되기를 바랐다.

도시축을 열고 보행자를 받아들이다
네 가지 SCAPE는 저층부의 구체적인 공간 전략으로 이어졌다. 도시축을 막지 않도록 배치를 열고, 보행자가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낮고 열린 매스를 만들었다. 중앙광장은 포용과 소통, 정화의 상징적 공간이자 사람들이 실제로 머무는 장소로 계획했다.
이 저층부는 건물의 기단이 아니라 도시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시작점이다. 공원과 상업지역에서 이어진 흐름은 광장과 캐노피, 아트리움을 거치며 여러 방향으로 확장된다.

자연을 여러 레이어로 연결하다
자연은 지상 조경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근린공원과 연결된 외부 공간에서 중앙광장과 그린 캐노피로 이어지고, 다시 업무공간과 연결된 옥상정원까지 올라간다.
수평으로는 상업지역과 근린공원을 잇고, 수직으로는 지상에서 옥상까지 녹지와 외부 공간을 연결했다. 자연을 건물 주변에 남겨 두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여러 높이와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계획이었다.

낮과 밤에 완성되는 도시의 장면
광장과 그린 캐노피, 아트리움과 옥상정원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요소가 아니다. 낮에는 녹지와 보행의 흐름을 만들고, 밤에는 내부의 빛과 사람의 활동이 외부로 드러나며 하나의 도시 풍경을 완성한다.
현상설계의 투시도는 완성된 건물의 형태만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들어오고, 어디에서 만나며, 자연과 빛이 어떻게 건물 안팎을 연결하는지를 한 장면에 담은 계획의 설명이었다.
계획의 생각을 공간의 언어로 바꾸다
PJ003이 현상설계의 한 장면이 실제 건축으로 이어진 과정을 기록했다면, 이번 글은 그 장면 이전에 있었던 생각을 다룬다. 대지의 조건을 읽고, 자연과 도시의 관계를 네 가지 SCAPE로 나누며, 이를 광장과 동선, 완충 공간과 빛의 계획으로 바꾸었던 과정이다.
‘도시에 자연 놓다’는 자연을 장식처럼 더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훼손된 자연을 그대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도시 안에서 사람과 자연이 다시 관계를 맺도록 건축의 구조와 흐름을 계획한다는 뜻이었다.
건축가가 무엇을 스케치하는가보다, 그 선이 무엇을 바꾸는지를 묻습니다.
이미지 출처 : 원양건축 · 설계 이미지 : WONYANG ARCHITECTS & ENGINEERS
A Note from PNH
In this competition proposal, nature was not treated as an object placed beside an office building. The site sat between a commercial district and a neighborhood park, while railway and road noise shaped its environmental limits. Four spatial ideas—Communityscape, Fluxscape, Soundscape, and Lightscape—translated those conditions into circulation, public space, environmental buffers, and day-and-night scenery. Open ground levels welcomed pedestrians, and a sequence of outdoor space, central plaza, green canopy, and roof garden connected nature across the building. The proposal asked how a public headquarters could become part of the city rather than stand apart from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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