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컨벤션호텔, 기존호텔과 기능을 통합하다 | Project 010
이 프로젝트는 기존 강원호텔에 객실동과 컨벤션 지원시설을 증축하는 턴키 사업이었다. 건설사와 함께 공모에 참여해 당선되었으며, 초기 디자인 과정에서는 해외 설계사와 협력했다. 나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여러 참여 주체와 분야별 의견을 조율하며 설계 전반을 이끌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해외의 호텔과 카지노를 답사했다. 그곳에서 본 것은 화려한 공간보다 서로 다른 이용자와 운영 동선이 정교하게 맞물리는 방식이었다. 호텔 투숙객, 컨벤션 참가자, 카지노 이용객과 직원, 물류와 서비스 동선은 서로 방해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한 지점에서는 정확히 연결되어야 했다. 호텔은 객실을 쌓아 올린 건물이 아니라 수많은 움직임이 동시에 작동하는 하나의 운영체계라는 사실을 배웠다.
PROJECT INFORMATION
프로젝트명 | 강원랜드 컨벤션호텔 · Kangwon Land Convention Hotel
위치·사업방식 |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424번지 일원 · 턴키 공모 당선
기간 | 2007년 공모 당선 · 2011년 준공
설계·시공·발주 | 원양건축 · 태영건설 · 강원랜드
역할 | Project Manager
대지·건축·연면적 | 274,388.00㎡ · 9,286.37㎡ · 46,698.98㎡
용도·규모 | 관광숙박시설·위락시설 · 지하 3층·지상 22층·250객실
컨벤션홀 | 5층 · 최대 2,040석
자료 출처 | 원양건축
증축이 아니라 하나의 호텔을 만드는 일
이 계획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새 건물을 더하는 일이 아니었다. 기존 호텔과 증축 시설을 어떻게 하나의 호텔처럼 이용하고 운영하게 할 것인가가 핵심이었다. 동시에 운암정과 향후 계획된 워터파크, 휴양·문화시설까지 이어지는 관계를 고려해 하이원리조트의 장기적인 확장 방향을 제시해야 했다.
우리는 ‘하늘을 머금은 또 하나의 보석’을 디자인 주제로 삼고, 계획의 방향을 ‘High One + Resort Hotel’이라는 이름에 담았다. 기존 호텔과 증축부가 하나로 작동하는 Only One, 고객 중심의 컨벤션 서비스를 만드는 First One, 컨벤션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Best One, 그리고 워터파크·카지노·컨벤션·스키를 아우르는 가족형 종합리조트로 성장하는 The One +였다.
이 네 문구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배치와 동선, 운영체계를 검토하는 기준이었다.
보이지 않는 동선이 운영의 효율을 만든다
기존 호텔과 증축 호텔의 로비 레벨을 맞추어 하나의 통합 로비로 구성했다. 이용자의 이동을 단순하게 하고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계획이었으며, 공모 심사에서도 이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후방지원시설인 B.O.H.도 동일 층에서 연결해 객실 서비스와 식음, 연회 운영이 불필요하게 교차하거나 우회하지 않도록 했다. 기계실과 전기실 역시 같은 층에 구성해 기존 시설과 증축 시설의 설비 시스템을 경제적으로 연계하고자 했다.
이러한 계획은 전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로비와 서비스 공간, 설비가 한 체계로 작동할 때 비로소 기존 호텔과 증축 호텔은 실제로 하나의 호텔이 된다. 해외 답사에서 확인했던 것도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관계의 중요성이었다.
컨벤션의 독립성과 변화에 대응하는 공간
5층의 컨벤션홀은 최대 2,040석을 수용하도록 계획했다. 대연회장과 소연회장은 수직으로 조닝해 동시에 행사가 열려도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했다. 각 공간은 행사 규모와 성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가변성을 갖게 했고, 기존 연회장과 같은 층에 소연회장을 배치해 이용자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컨벤션 상부에는 천장을 설치해 계획 검토상 평균 조도를 약 25.9% 높였다. 대규모 무주공간이 어둡고 폐쇄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빛을 끌어들이는 장치였다. 컨벤션은 행사가 열리는 하나의 홀이 아니라, 도착과 대기, 이동과 서비스가 연속되는 공간으로 계획해야 했다.
파노라마를 담는 5.7미터 폭의 객실
객실동은 넓게 펼쳐진 수공간과 하늘을 향해 열리도록 계획했다. 층별 조닝으로 조망과 프라이버시를 함께 고려하고, 폭 5.7미터의 넓은 객실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객실에서 중요한 것은 면적만이 아니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침대와 창의 관계가 어떠한지, 복도에서 객실로 진입하는 과정과 외부 풍경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체류의 인상을 결정한다. 객실동의 매스와 입면은 이러한 경험을 외부에 드러내는 결과였다.
부족한 땅을 입체적으로 사용하다
컨벤션 지원시설은 고객 공간과 분리된 독립적인 존으로 계획했다. 차별화된 매스는 지원시설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기존 호텔과 증축부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가용 부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평면적인 배치만으로는 필요한 프로그램을 수용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층고를 활용해 시설을 네 개 층으로 입체화했다. 제한된 땅의 문제를 단순히 밀도로 해결하지 않고, 서로 다른 기능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짧게 연결되는 수직 관계로 풀고자 했다.
Shine City, Shine Story
야간경관의 주제는 ‘Shine City, Shine Story’였다. 산지의 밤하늘에 투영되는 빛나는 보석처럼 원거리에서도 호텔의 존재가 인식되도록 계획했다.
조명은 새 건물만 강조하는 장치가 아니었다. 기존 호텔의 조명환경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각 공간을 연결하고, 상부 스카이워크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했다. 보석을 커팅한 듯한 건물의 면에 빛을 배치해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들고, 밤하늘에서 하나의 보석이 반짝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
하나의 건물보다 하나의 체계를 설계하다
돌이켜보면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배움은 호텔의 형태보다 운영의 구조에 있었다. 고객과 직원, 행사와 숙박, 기존 시설과 증축 시설의 동선을 분리하면서도 필요한 곳에서 정확히 연결해야 했다. 그 관계가 정리되어야 비로소 건축의 형태와 빛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
준공 후 다시 방문했을 때 통합 로비는 생각했던 것보다 천장고가 높아 공간의 여유가 잘 느껴졌다. 호수 쪽으로 열린 경관도 인상적이었다. 객실은 5성급 호텔에 걸맞은 크기와 구성을 갖추고 있었고, 공간이 지켜야 할 품위도 잘 구현되었다고 느꼈다. 다만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턴키 공모의 당선은 하나의 결과였지만,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여러 참여 주체와 분야별 판단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가는 과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기존 호텔에 새 건물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에 만들어진 시설이 하나의 호텔로 작동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이 프로젝트가 풀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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