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펫 복합휴양단지, ZONING과 체류 동선 | Project 008

2019년 캄보디아 포이펫에 계획한 복합휴양단지. 호텔·카지노·공연장·워터파크를 세 영역과 체류 동선으로 연결한 설계 과정과 멈춘 계획의 의미를 기록한다.
세 개의 영역과 하나의 연속된 경험을 표현한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호텔 커버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계획안 · POMER CITY
캄보디아 포이펫 · 2019년 · 진행보류
역할 · Design Principal 자료 출처 · 원양건축

2019년, 캄보디아 포이펫에 복합휴양단지를 계획했다.

포이펫은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에 맞닿은 도시다. 호텔과 카지노를 찾는 방문객뿐 아니라 공연과 휴양, 쇼핑과 치유를 목적으로 머무는 사람까지 서로 다른 요구가 한곳에 모일 수 있는 위치였다.

당시 제안서에 담긴 계획은 대지면적 141,196㎡, 호텔 870실과 풀빌라 13개소를 포함하는 규모였다. 호텔·카지노·컨벤션, K-POP 공연장과 K-Culture 시설, 워터파크와 치유시설을 함께 계획했다.

이처럼 규모가 크고 프로그램이 복잡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시설을 많이 배치하는 일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시간과 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하나의 복합휴양단지 안에서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다.

호텔과 카지노, 공연장, 워터파크와 풀빌라로 구성한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전체 조감도

호텔·카지노·공연장·워터파크와 풀빌라를 하나의 복합휴양단지로 계획한 전체 조감도.

세 개의 영역으로 조직한 복합휴양단지

건축주의 프로그램 요구사항을 크게 나누어보면 세 개의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겉으로는 모두 비슷한 휴양시설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용자가 다르고 주로 사용되는 시간대도 서로 달랐다.

전체 단지는 이러한 이용 특성을 바탕으로 크메르 문화에서 가져온 세 개의 영역으로 구성했다.

호텔·카지노·컨벤션이 모인 프레아 캐슬, 워터파크·풀빌라·치유시설이 이어지는 바라이 가든, K-POP 공연장과 K-Culture 시설을 담은 압사라 홀이다.

세 영역은 각자의 기능과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광장과 정원, 수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프로그램은 구분하되 영역의 경계를 뚜렷하게 닫고 싶지는 않았다. 경계가 흐릿하고 모호하게 이어져야 방문객이 필요에 따라 각 영역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시설 사이를 이동할 때도 불편이 적다고 생각했다.

각 영역의 위치는 시설의 성격과 이용자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결정했다. 공연장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이용객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시설이다. 따라서 단지 안쪽으로 깊이 들어오지 않고도 접근할 수 있도록 대지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에 배치했다.

워터파크는 건물의 그림자가 오래 드리우지 않고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남측에 두었다. 이 수공간이 하나의 독립된 시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호텔이 바라보는 워터프런트가 되어, 객실과 공용공간에서도 리조트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호텔은 단지의 중심에서 여러 시설로 이동하는 출발점이 되고, 공연장과 문화시설은 하나의 독립된 건물로 끝나지 않고 쇼핑·식음·야외공간과 관계를 맺는다. 워터파크와 풀빌라, 치유시설은 물과 녹지가 이어지는 또 하나의 휴양 영역을 만든다.

호텔과 공연장, 워터파크, 풀빌라와 외부공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배치도

세 개의 프로그램 영역과 광장·정원·수공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배치계획.

프레아 캐슬과 바라이 가든, 압사라 홀로 구분한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영역 구성도

프레아 캐슬, 바라이 가든, 압사라 홀로 나누어 구성한 공간 체계.

외부와의 접면을 넓힌 호텔 매스

호텔의 형태와 배치는 건물을 높이 올리기 어려운 현지의 법적 높이 기준에서 출발했다. 수평으로 길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도 긴 편복도가 반복되는 형식은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객실이 외부 풍경과 만나는 접면을 넓게 확보하면서, 객실과 공용공간뿐 아니라 운영을 위한 관리 동선도 함께 검토했다.

여러 방향에서 공간을 감싸는 호텔 매스는 단지 중심에 안정감을 만든다. 그러나 긴 매스가 반복되면 형태가 쉽게 단조로워질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각 끝단이 새로운 용도의 매스나 외부공간과 만나도록 계획했다. 긴 건물이 한 번에 끝나는 대신 서로 다른 프로그램과 공간을 만나며 표정이 바뀌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접점은 건물의 지루함을 덜어내는 동시에, 복합휴양단지의 여러 기능이 하나의 건축으로 읽히게 하는 장치였다.

리조트는 시설만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얼굴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얼굴이 단순히 눈에 띄는 형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설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이라고 생각했다.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공연장과 휴양시설이 각각 분리된 채 놓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설의 성격과 경험이 하나의 건물과 외부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디자인하고 싶었다.

현지 법적 높이 기준에 대응해 수평으로 전개한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호텔 입면도

여러 방향에서 단지를 감싸며 프로그램과 외부공간에 접하도록 구성한 호텔 입면.

시설을 잇는 체류 동선

복합시설의 완성도는 개별 건물의 형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방문객이 어디에서 도착하고, 무엇을 경험한 뒤, 다음 공간으로 어떻게 이동하는지가 전체 장소의 인상을 만든다.

우리는 연인·친구·가족 등 서로 다른 이용자 유형을 상정하고 각자의 목적에 맞는 체류 동선을 계획했다.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공연장, 쇼핑몰, 정원, 풀빌라와 워터파크를 방문 목적과 체류 시간에 따라 선택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K-POP 공연장은 공연만 보고 떠나는 시설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공연장 주위에 K-Culture 체험시설과 쇼핑·식음공간을 두고, 정원과 광장으로 동선을 이어 공연 전후의 시간이 또 다른 경험이 되도록 계획했다.

연인과 친구, 가족의 목적에 따라 주요 시설을 연결한 포이펫 복합휴양단지 체류 동선도

방문객의 유형과 목적에 따라 호텔·카지노·공연장·정원·워터파크를 연결한 체류 동선.

건물 사이를 채우는 풍경

넓은 대지에서 건물 사이의 외부공간은 남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중심 장치였다.

광장에서는 행사와 만남이 일어나고, 정원과 산책로는 공연장과 풀빌라, 워터파크를 이어준다. 바라이 가든에서는 물과 열대정원, 전통 치유시설을 함께 계획해 활동적인 휴양과 조용한 휴식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공존하도록 했다.

건축과 조경, 프로그램과 동선을 따로 나누기보다 방문객이 걷고 머무는 경험 속에서 하나로 읽히게 하는 것이 이 계획의 핵심이었다.

멈춘 계획이 남긴 것

해외 프로젝트는 국내 프로젝트보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조건이 많다.

이 프로젝트는 계획부지가 확보되었고 건설자금도 준비되었다는 설명을 바탕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프로젝트는 더 나아갈 방향을 잃었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멈춘다는 것은 도면 작업이 중단되는 일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동안 쌓아온 고민과 상상, 그리고 언젠가 실현될 것이라 믿었던 마음까지 함께 사라지는 일이다. 희망을 품었던 만큼 마음의 고단함도 이루 말하기 어렵다.

건축가들은 이러한 과정의 반복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단해진다는 것이 생각을 닫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좌절로 인해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의 크기까지 점점 작아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지어지지 않은 계획이라 해도 그 안에서 시도했던 공간의 관계와 판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기록은 멈춘 프로젝트를 아쉬워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다시 열린 마음으로 다음 계획을 시작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상상했는지를 남기는 일이다.

건축가는 멈춘 계획 앞에서도 생각을 닫지 않아야 한다. 다음 건축은 다시 열린 상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A Note from PNH

Planned in 2019 for Poipet, Cambodia, this mixed-use resort brought together a hotel, casino, convention facilities, a K-POP concert hall, cultural programs, a waterpark, pool villas, and wellness spaces. Three distinct zones were connected through plazas, gardens, water, and routes shaped around different visitors and lengths of stay. The project later lost direction when its financial flow became uncertain. Although it was never realized, it remains a record of how architecture can organize complex programs into one continuous experience—and of the openness an architect must preserve after a plan comes to a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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