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매일 같은 장소다. 벽의 위치도 같고 가구가 놓인 자리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집이 하루 종일 같은 모습으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아침에는 낮은 햇살이 공간 안으로 길게 들어오고, 한낮에는 사물의 윤곽이 또렷해진다. 흐린 날에는 색과 그림자가…
집을 들여다보면 시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먼저 드러나는 공간이 있다. 그중 하나가 주방이다. 예전의 주방은 사람이 오래 머무르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하는 곳이었고, 물과 불을 사용하며 냄새와 열이 생기는 작업공간이었다. 생활에 반드…
하이엔드 레지던스에 테라스는 꼭 필요한 공간일까. 테라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집을 하이엔드라고 말할 수는 없다. 충분한 고민 없이 외부에 덧붙인 테라스는 사용되지 않는 공간으로 남거나 물건을 쌓아두는 장소로 변질되기도 한다. 반대로 테라스가 없다고 해서 그 집…
우리의 일상은 생각보다 자주 타인의 시선에 놓인다. 건물과 길거리에 촘촘하게 설치된 CCTV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수많은 창과 카메라는 도시를 살아가는 개인의 모습을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도 담아낸다. 자신이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감출 것인지는 개인이 판…
‘하이엔드 주거’라는 용어가 지금처럼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넓은 집을 고급주택이라고 생각했다. 집의 면적이 넓어지면 필요한 공간을 여유 있게 배치할 수 있었고, 생활의 기능에 따라 실의 구분도 다양해졌다. 거실과 식당, 응접실을 나…
천장고가 달라지면 집은 어떻게 달라질까. 같은 면적의 집이라도 천장고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느껴진다. 답답함이 줄어들고 시선이 멀어진다. 빛을 받아들이는 범위도 넓어진다. 단지 집이 크게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 머물 때의 감정과 사람의 태도도 달…
좋은 집은 무엇을 품고 있는가. 집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면적과 위치, 가격과 마감재를 먼저 떠올린다. 조금 더 좋은 집이라면 호텔식 조식 서비스, 발렛파킹, 수영장과 피트니스, 라운지 같은 부대시설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물론 부대시설의 수준은 …